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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일기

20180105 감사와 사과

무면허라이더 2018. 1. 6. 00:54

인간 관계라는 것은 그 어느 노랫말처럼

실로 가벼운 관계의 무게로 이리저리 얽혀 있는 거미줄 같은 것

한없이 약해 보이는 그 가느다란 것이

때로는 사람을 한 걸음도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드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의 감사와 사과, 

'큰 도움이 됐어, 고마워.', '이건 내 실수야, 미안해.'

다른 이의 노고를 인정하고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저 짧은 한 마디는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독 그 한 마디를 꺼내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힘드니까 모른 척하고, 모른 척을 하니 입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다. 


고마워 한다고 해서 지는 것이 아닌데, 

사과를 한다고 해서 자존심 꺾이는 일이 아닌데, 

그 한 마디를 마치 항복이나 패배처럼 생각하면 안 될 일인데,

오늘도 어디선가 고문처럼 삐걱댔던 수많은 관계들은 

어쩌면 바로 그런 생각에서 시작되었는 지도.


사실 나는 오늘 당신에게서 사과를 받고 싶었다. 

아니면 당신이 저지른 짓을 참아준 것에 대한 감사라도 듣고 싶었다. 


감사와 사과 중 더 어려운 것을 고르자면 사과 쪽이 되겠지.

그건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인정해야 하는 일이니까.

나는 그 힘든 일을 해내지 못한 당신을 위로한다. 

오늘은 그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했던 당신의 그다음을 응원한다.


그저 나는 당신에게 '별 말씀을요, 괜찮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럴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정말로 그러고 싶었다. 


이 씨발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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